처음 본 여성 무차별 살해한 30대, 황당한 해명… "사기당해 스트레스받았다"

충남 서천에서 처음 보는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최근 사기를 당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로 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천경찰서는 4일, 면식이 없는 4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3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새벽, 서천군 사곡리의 한 인도에서 배회하던 중 40대 여성 B씨를 마주치자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같은 날 오전 3시 45분쯤 인근 공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전날인 2일 오후 11시 56분, B씨의 가족이 "운동하러 나간 뒤 밤늦도록 귀가하지 않는다"며 112에 실종 신고를 접수한 상태였고, 수색을 벌이던 중 시신을 발견했다.

B씨가 발견된 장소는 서천읍 중심가에서 멀지 않았으나, 범행이 벌어진 현장 주변에는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인근 상가의 CCTV 영상을 분석해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추적에 나섰으며, 사건 발생 당일 오전 A씨를 서천군 내 거주지에서 긴급 체포했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혐의를 인정하며 "최근 사기를 당해 돈을 잃었고, 그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세상이 나를 돕지 않는 것 같아 너무 힘들었다"며 "그날 흉기를 들고 거리로 나섰고, 우연히 마주친 B씨를 충동적으로 공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A씨가 흉기를 지닌 채 거리를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한 정황 등을 근거로,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과 사건 경위를 규명할 예정"이라며 "A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